작품해설
1887년경의 일본 나가사키 항구를 내려다보이는 언덕집을 무대로 하고, 미국의 해군장교 핑커톤과 나비부인의 결혼부터 그녀의 비극적인 자살까지를 엮은 오페라 "나비부인" 은 푸치니의 중기 대표작이다. 그리하여 "라보엠" 과 "토스카" 와 더불어 푸치니의 3대 오페라로서 전세계 각국 오페라 극장의 레파토리를 장식하고 있다.
대체로 오페라사에 많은 작품들이 나와 있지만, 동양을 무대로 하고 동양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예는 극히 드문데, 그 희귀한 예 가운데서 푸치니의 오페라에서만 이 "나비부인" 과 "투란도트"가 동양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흥미롭다. 특히 원자폭탄 투하로씨 유명한 나가사키를 무대로 하고 미국 해군장교과 일본여성이 결혼한다는 이 아이러니칼한 인연은 어찌 보면 숙명적인것 같기도 하다. 나가사키 항은 우리나라로 치면 부산쯤 해당하는 곳으로, 일본이 개국의 문호를 열었을 때 외국문물을 가장 먼저 받아들인 곳이다. 일본에 기독교가 가장 먼저 발붙인 곳도 이 나가사키였다. 그러므로 일본의 개국시대 사건이 이 나가사키를 무대로 하고 있는 것은 극히 당연하다 하겠다.
푸치니는 언젠가 이렇게 말한적이 있다. "내가 오페라를 작곡할 때, 그 제재를 어떻게 선택하는지 그 비결을 공개하겠다. 나는 오페라 대본을 선정할 때, 그 줄거리가 재미없거나 극적효과가 없는 것에는 절대로 손을 대지 않는다. 나비부인와 경우도 그 극이 런던에서 크게 히트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일부러 런던까지 구경하러 갔었다. 그런데 과연 소문대로 그 극이 아주 좋았기 때문에 나는 오페라로 만든 것이다. 나는 극에서 성공한 작품이 아니면 오페라화하지 않기로 하고 있으니까...." 이 말은 사실이다. 그는 무대를 통해 극을 보고 설사 대사의 내용은 모를지라도 대략 줄거리가 납득되는 대본이 아니면 절대로 선택하지 않았다. "라 보엠" 이 그랬고 "토스카" 역시 그랬다.
그런데 "나비부인" 의 극을 쓴 사람은 데이빗 벨라스코라는 미국의 극작가겸 연출가로서, 1890년에서 1910년에 걸쳐 미국 연극계에서 그 실력과 명성을 떨친 사람이다. 그래서 "미국의 사르두" 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1858년의 일이다. 미국 잡지 센추리지에 "나비부인"이라는 실화소설이 실렸다. 작자는 존 루더 롱(John Luther Long)인데 그는 대단히 일본을 좋아해서, 그의 생애에 일본을 무대로 한 소설과 희곡을 여러편 썼다. 그러나 한번도 일본에 가 본 적은 없는 사람이다. 그는 피에르 로티의 소설 "오키꾸"를 읽고 일본에 대한 흥미를 갖게 되었다고 하는데, 실지 창작에서는 그의 누님의 조언에 많이 힘입었다고 한다. 그의 누님은 미국 선교사의 부인으로서 나가사키에 오래 살았기 때문에 일본 사정에 대해서는 자세했다. 그녀가 나가사키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어떤 술집여자의 비극을 동생에게 이야기했는데, 그것이 바탕이 되어 소설 "나비부인"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소설의 대부분은 핑커톤이 미국으로 돌아간 뒤의 나비부인 모자의 생활을 엮은 것인데, 그 속에서 롱은 이렇게 쓰고 있다.
"나비부인은 그의 조상에 의해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배웠고 또 핑커톤에 의해 어떻게 살 것인가를 배웠는데, 결국 그녀는 죽음을 택하게 되었다." 이 소설이 대단한 호평을 받은 데 주목한 벨라스코는, 때 마침 뉴욕에서의 자작희곡 "개구장이 안토니"가 실패하자 그에 대신할것을 구상하던중, 작자 롱의 협력을 얻어 "나비부인" 을 각색해서 1900년 3월 5일에 뉴욕 헤럴드극장 무대에 올렸다.소설이 발표된지 약 2년 후의 일이다.
롱의 소설과 마찬가지로 벨라스코의 극도 대성공이어서 수 주일 동안이나 연속 상연되었다. 그러자 벨라스코는 이 극을 런던으로 가지고 갔다. 아니나 다를까 런던에서도 대호평이었다. 푸치니가 이 극을 보고 눈물을 흘리면서 감격한 것은 이 때의 일이다. 그날 밤 막이 내리자, 그는 곧 무대 뒤로 벨라스코를 찾아가서 이 극을 오페라화하는데 대한 승낙을 얻었다고 한다.
그 뒤 곧 푸치니는 "라 보엠" 이래의 콤비인 지아코사(G, Giacosa)와 일리카(L. illica)에게 대본을 의뢰했다. 푸치니와 이 두 사람의 콤비는 당시 이탈리아에서는 "황금의 트리오"라 불렸는데, 이렇게 해서 또 함께 일하게 되었다. 푸치니는 이 오페라를 작곡함에 있어서 상당히 적극적으로 일본에 대한 자료를 모았던 모양이다. 일본 공사관을 통한 것은 물론이지만, 밀라노에 찾아온 일본사람을 통하여 일본어의 독특한 어감과 샤미센 음악 민요등을 통해 5음음계에 대해서도 깊이 연구했다고 한다. 어쨌든 그렇게 해서 1902년 초부터 작곡에 착수하여 제1막의 오케스트레이션은 그해 11월말에 시작되었다. 일은 비교적 순조로웠는데, 1903년 2일 23일에 뜻하지 않은 대사고가 일어났다. 자동차 사고를 일으켜서 대퇴부골절이라는 중상을 입은 것이다. 그런데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당뇨병에도 걸려 있는 것이 판명되어 (이 병은 평생 동안 완치되지 못했다), 거동하기까지 약 8개월이나 걸렸다. 이리하여 "나비부인" 은 1903년 12월 27일, 약 3년 걸려서 완성됐다. 그 때 푸치니 나이 45 세, 남자로서 한창때였다.
푸치니는 이 오페라에 대해서는 상당히 자신을 가지고 있었다. 이제까지 발표한 그 어떤 작품보다도 청중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1904년 2월 27일 밤에 밀라노의 스칼라극장에서 초연될 때는, 이제까지 한번도 그런 적이 없는 가족까지 극장에 데리고 나왔던 것이다. 그리고, 나비부인 역을 맡은 로지나 스톨키오에게는 짐짓 "당신 덕분에 나는 지금 승리를 향해 돌진하고 있읍니다"라는 인사장까지 보이면서 성공을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초연의 결과는 참담한 패배였다. 다음에 소개하는 글은 리코르디가 "음악과 음악가"라는 책에 기고한 내용인데, 그날 밤의 상황을 소상히 전하고 있다.
"고함소리, 외침소리, 조소, 야유, 그리고 모멸에 찬 앙코르의 함성. 이것들은 모두가 청중들을 선동하기 위한 목적으로 꾸며진 것이었다. 이것이 푸치니씨의 이번 신작에 대해 스칼라극장의 관중이 보답한 행패의 요약이다. 아무것도 분간 못할 만큼 떠들어 댄 뒤에 청중들은 어릿광대처럼 들떠서 대만족이라는 듯한 표정으로 돌아갔다. 사람들은 아마 이제까지, 이만큼 행복하고 즐거운 듯한 많은얼굴을 본 적이 없을 것이다..."
이것으로 알 수 있듯이, 반대파가 빚어낸 대소동 때문에 상연불능에 가까운 상태에까지 이르렀던 모양이다. 분명히 말해서 제 2막이 너무 길고, 동양적 선율에 익숙치 않은 청중 탓도 있지만, 그날 밤의 소동을 크게 만든 것은 평소 그에게 악감을 품은 패거리들의 농간이었다. 막이 내리자 무대 뒤에서는 프리마돈나 스톨키오가 울음을 터뜨렸다. 그 때 푸치니는 그녀의 어깨를 상냥하게 안으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스톨키오 양, 울지 말아요. 이 오페라는 비록 오늘 밤에는 실패했지만 난 절대 자신이 있어요. 이 오페라는 가까운 장래에 전세계를 휩쓸거요. 이 오페라를 이해 못하는 밀라노의 청중에게는 두 번 다시 이 오페라는 보여주지 않겠오. 나는 선언하오,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나비부인의 스칼라극장 상연은 절대 거부요. 스톨키오양, 그렇게 낙심해서는 안되오, 오늘 밤의 실패는 당신의 노래 탓도 아니고, 나의 작곡 탓도 아니오. 청중의 귀가 잘못된 거요...."
푸치니의 예언은 적중했다. 그로부터 3개월 후에 토스카니니의 충고를 받아들여서 부분적으로 고친 뒤에 브레시아의 테아트로 그란데에서 재연됐을 때는 대성공을 거뒀던 것이다. 그 뒤 이 오페라는 전세계 각지에서 상연하게 되었는데, 결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은 1907년 2월에 뉴욕 메트로폴리탄 극장에서 상연되었을 때다. 이 때는 카루소가 핑커톤으로 열연했다.

Puccini: Madama Butterfly (Callas, Gedda, Karajan) (1955)
Madama Butterfly, Act I: E soffitto... E pareti (Pinkerton, Goro, Suzuki, Sharpless)
Madama Butterfly, Act I: E soffitto... E pareti (Pinkerton, Goro, Suzuki, Sharpless) · Maria Callas · Nicolai Gedda · Lucia Danieli · Mario Borriello · Renato Ercolani · Luisa Villa · Mario Carlin · Plinio Clabassi · Enrico Campi · Norberto Mola · Milan La Scala Chorus · Orchestra del Teatro alla Scala di Milano · Herbert von Karajan · Giuseppe Giacosa · Luigi Illica · Giacomo Pucc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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